성소수자 부모모임 32차 정기모임 대화록
2016-12-30 오후 17:09:40

성소수자 부모모임 서른두 번째 정기모임 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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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 4시

 

장소: 서울 마포구

 

참석:

 

- 지인: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라라: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헤이든: 게이(부모님과 누나가 알고 있음)

- 지월: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어나더: 게이(부모님이 알고 있음)

- 오소리: 양성애자(누나만 알고 있음)

- 뽀미: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

- 예준: 게이(부모님과 동생이 알고 있음)

- 지미: 게이 아들을 둔 아버지

- 비비안: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하늘: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지우: MTF 트랜스젠더

- 제노베타: 성소수자 자녀를 둔 어머니

- 윤대운: 게이 (부모님이 알고 있음)

- 인정: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스톤: 게이

- 베: 게이(부모님이 알고 있음)

- 밥: 게이(부모님이 알고 있음)

 

사회: 어나더

속기: 빗방울, 스톤

 

 

어나더: 저는 오늘 사회를 맡은 어나더이고 나이는 스물 두살이고 남성 동성애자입니다. 부모님에게 커밍아웃 했지만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헤이든: 서른 여섯살 게이고요, 누나가 까발려서 (웃음) 부모님이 다 아시게 되었고 부모님하고는 잘 지내고 있고, 누나하고는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나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월: 저는 트랜스젠더 딸이 있습니다. MTF죠. 나이도 꽤 많은 나이고 딸도 잘 지내고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인: 저는 게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애는 대학생이고 삼년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지금은 그냥 괜찮은 편입니다.

 

뽀미: 저는 레즈비언 딸을 두고 있고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커밍아웃 한 8년차 되는 거 같고 부모모임 같이 나오면서 훨씬 진취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계속 꾸준히 인권활동 딸하고 같이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제노베파 : 저는 오늘 처음 왔어요. 저희 아들이 그렇다는 사실을 지난 7월에 알았고 제가 먼저 알아보고 터놓고 얘기했고 제가 적극적으로 어떻게 더 좀 잘 알아둬야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잘 대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직 아빠는 모르는 상황인데 아빠한테도 조만간 빨리 얘기를 해야될 거 같아서 어떻게 해야될 지 알고싶어서 왔습니다.

 

밥: 저는 남성 동성애자이고 올해 초 3, 4월쯤 부모님께 커밍아웃했고, 인정해주셨고 지금은 주변 지인들에게 조금씩 커밍아웃 하고 있습니다.

 

이열: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여섯살 게이이고,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제 채널 구독하고 있는 친구들 데리고 왔습니다.

 

베: 저는 스물 네살 게이고 엄마 아빠한테 작년 여름에 홧김에 얘기 했고 싸웠는데 결국 영혼의 화해를 한 상태입니다.

 

두잇: 스물 일곱살 게이입니다. 부모님께 커밍아웃 안했고 가족 중에 아무도 몰라요.

 

라라: 반갑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저희 아이가 MTF트랜스젠더인줄 알았어요. 본인도 여자가 되고싶고 그렇다고 해서. 근데 최근에 와서는 호르몬 치료도 받았는데 어느 심경변화가 왔는지 수술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잘 살고 있습니다. 젠더퀴어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황효주: 경희대 학생이고 학교에서 시민교육이라는 수업을 듣는데 성소수자에 관한 얘기를 나누다가 성소수자 가족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서 여기 오게 되었습니다.

 

윤서연: 저도 같은 조이고 직접 모임에 참여하면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조현수: 같은 소속이고 예전부터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많이 갔어서 주제를 이렇게 정했고 매번 매체를 접할수록 몰랐던게 많구나 싶어서 이번에는 당사자 분들을 만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하늘: 저는 게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제 아들은 서른 네살이에요. 부모모임에서 많은 부모님들과 같이 활동하고 있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비 성소수자분들도 많이 오셨는데 잘 알고 가셔서 점점 사회가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최희연: 저는 EBS 최희연 기자이고 평소에 성소수자 인권 관련 관심이 있어서 오게 되었고 좋은 말씀 잘 듣고 가겠습니다.

 

뚜비: 안녕하세요 저는 게이나 레즈비언 친구도 있어서 기회가 생겨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제가 가지고 있는 오해가 있다면 여기서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윤대운: 저는 남성 게이이고 저번 달에 부모님한테 커밍아웃하고 요즘엔 여러가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약간 거부하고 있는 것들이 있으셔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게이라는 게 나의 일부분이지만 전체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주변 사람들에게는 오픈리 게이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우: 지정성별 남성인 트랜스젠더 지우입니다.

 

오소리: 저는 오소리이고 남성 양성애자이고 누나에게만 커밍아웃했고 아직 부모님껜 안 했습니다.

 

인정: 안녕하세요 중학교 2학년 게이 엄마입니다.

 

스톤: 저는 스물 두살이고 오늘 같이 속기할 예정입니다.

 

빗방울: 저는 올해 중순에 부모님에게 편지로 커밍아웃 한 남성 동성애자입니다. 부모님은 잘 받아 들이셨고 같이 항상 부모모임에 나오고 있습니다.

 

어나더: 새로 오신 제노베타님의 자녀분 이야기가 궁금해요.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노베타: 저는 전혀 몰랐어요. 저희는 해외에 살고 애가 고등학교때부터는 4년동안 기숙사에서 떨어져 있어서 전혀 몰랐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어요. 올해 7월에. 맨 처음에는 되게 받아들일 수 없었죠. 신앙적으로 기도 하면서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있는건가 생각하면서 제가 알 수 있는데가 없어서 어떤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교회 목사님에게 전화를 했는데 부모가 잘못 키워서 그렇게 된거니 빨리 애를 끌고 나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행동하는게 어느 쪽이 맞는 건지를 몰라서 혼자 많이 기도하고 그냥 내 아들인데 받아들이는 거지, 그걸 무슨 부정하는 건 아닌 거 같고, 제가 아이를 부정하면 걔는 어디 서야할 자리가 없을 거 같아서, 받아들였고 그 뒤로 아이가 밝아져서 지금은 굉장히 좋아지고 누나도 엄마 그냥 내 동생이야. 하고 받아들여 줘서 지금은 그냥 너무 좋아지고 다 좋은데 지금은 아직 내가 내 마음 안에 아, 이러다가 말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얘가 얘로 살게 받아들이려면 더 많이 알아야겠구나 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어나더: 아버님은 혹시 알고 계세요?

 

제노베타: 아직 몰라요 아빠가 갖고 있는 거부반응이 있어서 티비에서 보고 싫어하고. 그럼 자꾸 아빠랑 거리가 생기고 벽이 생길 것 같아서 가능한 한 빨리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제가 준비가 되야 펼쳐놨을 때 서로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좀 더 제가 단단해지고 난 뒤에 할 생각이에요. 직장도 다니고 있고 해서 혹시 다른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쳐질까 걱정도 되고요.

 

뽀미: 얘기를 꺼내 주셨으니 궁금한데 혹시 어떻게 눈치를 채셨는지 얘기해주실수 있나요?

 

제노베타: 얘가 군대갈 때 핸드폰을 두고 갔는데 남자아이 사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근데 그게 뭔지 몰랐어요, 근데 제대하고 와서 애인이 생겼다고 그래서 어 그래. 그랬는데 좀 이상한 거에요. 제가 책상 정리를 해주다가 노트를 보게 되었는데 그 안에 이름이 있는데 그 이름인 친구가 여자가 아니더라고요. 저는 큰 뜻 없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 엄마가 다 알고있는데 니가 준비되면 얘기해줘. 그러니까 얘는 이제 다 안 줄 알고 밤에 자려고 그러는데 오늘 아님 얘기 못할 거 같다고 그러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냥 둘이 껴안고 많이 울고.

 

뽀미: 몇살이에요?

 

제노베타: 스물 다섯이에요. 지금은 군대 다녀와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아직 친구들한테는 커밍아웃 안한 상태고 가장 친한 친구 한두 명한테만 얘기한 상태인 것 같아요.

 

지인: 거기에 대해서 깊이 얘기를 해보셨어요?

 

제노베타: 꾸준히 얘기 하고 있고 여기 간다고 얘기까지 했는데 너무 아직 터놓고 얘기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더 좋은 모임이나 얘가 떳떳하게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장소가 없으니까. 이태원이나 그런 데나 가야 비슷한 아이들과 맘 놓고 대화할 수 있으니까. 제가 나름 많이 찾아봤어요 그런 모임이 있는데 가볼까 하니까 퍼레이드 할 떄 엄마들이 안아주고 그래서 알고있다고 엄마가 정보가 필요하면 가보라고 나도 열심히 찾아보는데 정보가 없어서 힘들었다고.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오는 것도 얘기 하고 엄마가 가보려는데 괜찮냐고 했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어나더: 저는 어머님이 겪으신 종교적인 갈등이 궁금해지는데 목사에게 그런 말을 듣고 이 자리에 나오기 까지 과정속에서 내적 갈등이 많았을 것 같아요.

 

제노베타: 솔직히 말하면 일주일에서 열흘 되게 힘들었어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 했는데. 그리고 제일 힘들었던 갈등은 목사님이 부모가 적극적으로 막으라고 얘기했는데 그렇지 않고 아이를 받아들이는 내가 잘못된 건 아닐까.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근데 혼자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서 그건 아닌거구나. 내 아이가 어쨌던 그냥 내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지. 라고 생각이 정리되었어요. 교회 쪽에서는 빨리 찾아와서 얼른 뭔가를 받으라고 하는데 안 하고 멍 하게 며칠 있다가 그게 정리가 되고나니까 일단 너무 편하더라고요.

 

지인: 혹시 궁금해지는데 목사가 부모가 잘 못키웠다고 했을 때 정확히 뭐라고 말했어요?

 

제노베타: 부모가 신앙교육을 안시키고 그래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교회를 잘 다니고 있냐, 그런 걸 묻고...

 

뽀미: 너무 대단하세요.

 

부1: 반갑습니다 우리 제가 딸이 셋이에요. 셋인데 우리 큰딸이 지금 90년생이니까 스물 일곱이죠. 우리 부부가 그 딸이 어릴 때부터 계속해서 치마같은 것도 안 입고 바지만 입고 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 부부는 신앙인인데 저번 10월달에 성전환 수술을 했어요. 그 때 저와 아내는 한마디도 안 했어요. 조만간 해외에 갈 건데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고민이 생겼죠. 사실 본인도 힘들어 하고. 지금 일본에 가있는데 가면서 여기 주소를 남긴 쪽지를 쓰고 갔어요. 그래서 제가 인터넷을 다 뒤져서 오늘 왔습니다. 공감대가 많이 형성이 되고 말 못할 고민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잘 부탁드립니다.

 

지우: 수술이 되게 고된 수술인데 자녀분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해낸 게 대단한 것 같아요.

 

부1: 수술 한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했었는데 알면서도 전혀 일체를 관여 안했어요. 병원비도 자기가 다 부담했고.

 

라라: 아이가 트랜스젠더라는 걸 알게되신 건 언제인가요?

 

부1: 초등학교 때부터 눈치는 챘지만 의식을 못했죠.

 

모1: 자기 생각에 늘 자기는 남자다. 이런 게 강했어요. 1년에 한번씩은 계속 들어왔는데 부모님은 방관자 역할밖에 안했다. 엄마 아빠가 해준 게 뭐가 있냐, 그래서 저희는 어떤 방법으로 아이에게 접근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지월: 저희 애는 반대로 남자애였는데 딸이 되었어요. 저랑 경우가 비슷한데 저는 어릴때부터 알았지만 여성성이 있다고만 생각했고 심각하게 고민한다는 걸 몰랐어요. 저희 애는 서른 여섯인데 일년 반전에 커밍아웃 할 때는 이미 호르몬치료를 시작한 때였어요. 그러니까 저는 통보만 받을 수 있는 상태. 굉장히 많은 트랜스젠더를 가진 부모님들이 고민이 많으시잖아요, 저도 알고 나서 한참은 그냥 방관자였어요. 몰라서 미안하다는 말은 했지만 얘기도 듣고 이 모임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좋아하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여기 나왔다는 얘기 듣는 순간 목소리부터 밝아지더라고요. 더 이상 고민하실 것 없고 이제 신앙보다도 아이를 지지해주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그거에요.

 

어나더: 저는 궁금한게 자녀분에게 방관자라는 말을 들었을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부1: 사실은 미국에서 좋은 대학에 나왔고 학비도 수천만원이 들어갔어요. 그래도 본인이 고민을 많이 한 건 사실이에요 특별히 이런 자리가 있는 걸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참 아쉽고 안타까워요. 부모로써 이루 말할 수 없는 애통함 슬픔이 있는 거에요. 우리가 신앙이라는 것 때문에 굉장한 절망감이 있는거에요.

 

지인: 여기에 종교 가지신 분들이 많고 ‘예수 성경 동성애’라는 책을 보시면 신앙적인 고민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실 거에요.

 

라라: 저는 어떻게 받아들였냐면 하나님이 주신 모습 그대로로 살아야한다고 했잖아요. 그 말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베: 부모님이 나를 부정한다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속상할 거 같아요. 부모님들이 성소수자 자녀를 두고 계시다면 어떤 면에서 더 힘들지도 모르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 조심하셔야 될 것 같아요. 방관자라는 말을 들으신 건 정말 내 마음에 밑 바닥이 못 되어주셨다는 얘기에요.

 

지우: 방관자라는 말을 들으셨는데 트랜스젠더들이 성별 정정을 받기가 되게 어려운데 호르몬 치료와 그런 것들이 진행되고 있다면 부모님이 앞으로라도 도와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부모 도움 없이는 법적 성별 정정 절차가 까다롭거든요.

 

지인: 전에는 부모 역할이 어떤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자식의 마음을 알아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더라고요. 저는 자식의 시각에서 자식의 마음을 알아주는지 생각했더니 저는 부모의 시각에서 자식을 보고 있었어요. 세상이 나를 안 좋게 보는데 그나마 의지할 곳인 부모가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정말 힘들어해요.

 

인정: 저도 신앙적으로 고민이 많아서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 연대 차세기연에 가입했습니다. 그 곳에는 교회를 다니는 성소수자 당사자들도 있고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기독교인들도 있고 성경 공부를 하며 죄가 아니라는 것을 같이 배우는 곳이에요.

 

어나더: 이쯤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당사자분들중에 박 분이 최근에 커밍아웃하셨다는데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밥: 저는 좀 웃겨요. 부모님이 지금 현직 디자이너시고 저 또한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저는 제가 게이인거를 성인이 되서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어릴 때는 그냥 누나들이 많아서 여성스러운 거겠지, 생각을 하다가 성인이 되어서 남자에게 호감이 가는 느낌을 좀 받으면서 내가 게이인가 고민을 막 해서 부모님께 말해야 하나 엄마한테 게이라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걔네는 걔네 삶이지. 라고 하셔서 이때다 싶어서 말할 게 있다고 했더니 어. 알아 너 게이잖아. 라고 하셨어요. 근데 하시는 말씀이 스무살때 이미 알았대요. 그리고 찾아보셨대요. 알고는 있으셨다가 제가 말해주길 기다리셨다고. 저는 되게 당황스러웠거든요. 흔히 이쪽 용어로 걸커라고 하죠. 걸어다니는 커밍아웃이라고. 그 얘기를 듣고 엄마한테 기분 안 나빠? 내가 게이인게? 하니까 내가 내 자식인데 기분 나쁠 게 뭐있냐고. 저희 아버지도 아시거든요. 아버지한테도 말씀드렸는데 네 인생이니까 네가 알아서 살라고 괜찮다고 하셨어요. 저는 주변에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실패하고 힘들어하고 자살한 친구도 봤기 때문에 겁이 났었는데 커밍아웃이 잘 되어 부모님께 속내를 잘 얘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라: 저는 아이를 인정한 이후로도 아이가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서 두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어요. 저는 그래서 열심히 자기 삶을 살아주는 것만 해도 감사하더라고요.

 

헤이든 : 제가 게이라는 건 어릴 때부터, 좀 알고 있었어요. 어릴 때 수영장에 다녔는데 수영 선생님들을 보는데 그냥 멋있다가 아니라 묘하게 좋은 거에요. 또 중학교 올라 가니까 같은 반 남자애들한테 자꾸 눈길이 가고, 좀 여성스러웠고. 공놀이 이런 거 너무 무서웠고. 미미 인형 머리 빗기고. 머리카락 다 염색시키고. 땋아서 가채 만들고. 물론 게이들이 다 그러진 않아요. 나중에 커뮤니티 나와보니까 제가 상위권이더라고요.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면서 남자애를 항상 좋아했고 대학교 올라와서도 짝사랑만 하고 그래도 감히 커뮤니티를 나갈 생각을 못했죠. 제가 00학번이라 그시절은. 그러다가 후회하지 않아 라는 영화가 나왔는데, 압구정 씨지브이에 얼굴 가리고 가서 영화보고, 그 후에 커뮤니티 나가게 됐고.

근데 제가 어릴 때부터 누나랑 사이가 안 좋았는데, 근데 여자들이 눈치가 정말 빨라요. 남자들은 둔한데 여자들은 표정 만으로도 캐치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여튼 누나도 계속 알고 있었다는 거죠. 그러다 어느날 누나랑 싸우게 됐는데, 전 엄마한테 하소연 하고, 누나도 엄마한테 뭐라고 소리 지르면서 “저 호모 새끼가 뭐”이런 식으로 말했던 거에요. 엄마가 엄청 둔한 분인데 그 말이 뇌리에 박혔나봐요. 그 날 방에 오셔가지고 말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죠. 한 26살 쯤에요. 여하튼 엄마는 그렇게 알게 되시고. 아빠한텐 말하고 싶진 않았어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좀 여성스러운 남자 보면 속이 미식거린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그런 말들을 생각해 봤을 때 “이 사람한텐 말하면 안 되겠구나” 싶었죠. 하여튼 아빠와 그 문제에 대해서 얘기해본 적은 없구요. 엄마를 통해서 들어보면 어느 정도 포기 하신 거 같아요. 다만 손주 보고 싶어하시는 거 같은데. 누나도 결혼할 수 있을 거 같진 않고 (웃음) 여튼 부모가 원하는 거 다 해줄순 없잖아요. 커밍아웃이 좀 안 좋긴 했죠. 호모 새끼라는 말이 어감이 되게 쎄고. 다만 가족의 서포트가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가족의 서포트가 없다면 어디 나가서도 자기가 설 단단한 바위가 없는 거고. 부모님 입장도 이해가 가죠. 손주도 보고 싶겠고, 아들이 다른 남자랑 빨개벗고 있는 거 상상하면 역겨우실 수도 있고. 근데 그래도 인정해주셔야 자식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 같아요.

 

베 : 맞아요. 엄마 아빠가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한테 말할 때 두렵지가 않아요.

 

비비남 : 부모에게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비율 이런 통계가 있나요?

 

지인 : 어떤 조사에서는 80퍼센트 대가 커밍아웃 안 했다는 것도 있고… 좀 통계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거의 안 했다고 나와요.

 

어나더 : 저는 부모님이 부모님 손으로 제 전자기기를 다 들춰봐서 알게된 케이스인데, 전 2년 정도 그런 텐션이 왔다갔다해요. 그 갈등 긴장감이 싫어서 나가 살고 있는데요. 그 갈등 긴장감을 오랫동안 느껴오시면서 되게 괴로우셨을거 같은데요. 어떻게 풀어나가고 계신지.

 

헤이든 : 제가 어머니랑은 잘 지내고 있어서... 뭐 남자 얘기도 하고. 근데 아버지랑은 제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싫어요. 아저씨들이랑 얘기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요새 아빠들 되게 세련된 분들도 많은데… 뭐 여하튼 불편한 정도는 아니에요. 다만 손주 타령을 할 때마다 나는 손주는 커녕 자식도 없는데 본인은 자식까지 있으면서 왜 자꾸 타령을 하나 싶었죠.

다만 그런 불평을 참는 대가로 돈도 나오고 밥도 나오고 하니까… 왜 노처녀 노총각들이 부모님이랑 싸우고 오피스텔 시세 알아보면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잖아요.

 

어나더 : 저한텐 이런 활동들이 생존권이라고 생각해요. 되게 거창하게 들리긴 하지만 당연한 권리를 위해서 싸우는 거고.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같이 힘을 모으고. 동질감도 느끼고.. 그래서 이런 자리가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어나더 : 낡은 책님은 커밍아웃 하신 적 있으신가요?

 

낡은 책 : 커밍아웃을 한 건 아니고 누나한테 아이팟을 빌려줬는데 , 인터넷 검색한 게 들켜서.. 그걸 보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제 자신을 부정하고 언젠가는 바뀌겠구나 생각하던 때라서… 누나한테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고 그러고 부정하는 마음에 양성애자라고 거짓말을 했어요. 언젠가는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 얘기하고 끝냈는데. 그렇게 둘이 울고 많은 대화를 했는데 누나가 비밀은 지켜준다고 해서. 누나가 친구 중에도 동성애자 친구가 있기도 하고 자기가 그런 쪽으론 개방적이라고 가족들한테 말해 왔었는데 그래도 자기 가족이 그런건 좀 충격적이긴 했나봐요. 그거에 대해서 며칠간 인터넷에서 많이 찾아보고 했나봐요. 근데 인터넷 자료가 많이 부족하고 하니까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고요. 근데 저도 부정하는 단계라 계속 피하고 이런 얘기 다신 하지 말자고 했죠. 그래서 누나랑 한동안 많이 껄끄럽고 그랬어요. 제가 이 모임을 나오고 싶었던 건, 제가 한 번도 이쪽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고. 그래서 밴드 모임같은 걸 하다가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나도 좀 당당해지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한테도 언젠간 말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다른 부모님들 생각이 궁금하기도 하고 조언도 얻고 싶고.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할지 고민도 되어서…가끔 충동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막상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엄마는 니가 어떤 사람이든 사랑해준다고 계속 얘기했고 말도 어느 정돈 통하는데 좀 더 솔직해지고 싶고… 살면서 계속 제 자신을 속여야 한다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아빠랑은 어떻게 얘기를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다른 사람들은 다 부정을 해도 가족들만 옆에 남아주면 좋을거 같은데...어릴 때 털어놓고 싶은 것들도 그런 거 때문에 다 얘기를 못하고….어떻게 하면 편하게 얘기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여하튼 이런 이유들로 이 모임에 오게 되었습니다.

 

어나더 : 부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낡은 책 : 아빠는 좀 엄하시긴한데, 그런 얘기를 한 번도 해본적은 없지만, 티비 볼 때 반응 보면 긍정적인 건 아닌 거 같고… 저는 나름대로 암시를 준다고 했는데 엄마가 아는진 모르겠지만, 엄마는 항상 니가 어떤 아들이든 사랑해준다고 말을 하니까… 근데 그 말이. 내가 정말 어떤 아들인지 알고도 사랑해줄까…..

 

뽀미 : 부모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너가 어떤 딸이든 아들이든 사랑할꺼야. 라는 말을 하진 않아요. 눈치를 챘다거나… 그니까 한 번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엄마는 아마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낡은 책 : 제가 항상 싸울 때도 엄마한테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긴 하는데…

 

지월 : 그니까 부모님이 정확히 어떤 사안인지는 알고 계시던 아니던, 조금 부모님을 믿어보는 게 어떨지.

 

어나더 : 이게 하늘님 케이스랑 좀 비슷한 거 같아요. 하늘님도 아들이 게이인 걸 알고 말할 준비가 되면 말 해달라는 뉘앙스로 말을 하셨었었는데…비슷한 경우이지 않을까 싶어요.

 

뽀미 : 낡은 책님. 왜 눈물이 많이 나나요?

 

낡은 책 : 많이 미안해서….

 

뽀미 : 누구한테요? 낡은 책님 탓이 아닌데…..

 

지인 : 제가 부모모임 몇년 동안 오면서 들었던 생각이, 왜 자식들이 미안해 하나 싶었어요…. 사실 누가 미안해 해야 할 일도 아니고 , 굳이 따지자면 부모겠지만….사실은 부모님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죠..

 

윤대운 : 사회에서는 잘못된 거다 니들 그렇게 살면 안된다 이런 식으로 강압하니까 내가 이 길을 걸어도 되는 건가… 싶은 거고 이런 이유들로 성소수자들이 자존감이 많이 낮거든요.

 

지인 : 네. 누구나 다 다를 수 있다 사회에서 교육을 했으면. 사회 인식의 잘못이죠. 네 하여간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베: 맞아요. 저희 아빠는 저를 이해한답시고 게이 야동을 아주 경직된 자세로 보고 있었다는데.. .성소수자를 그런 거로만 생각하시는 거죠. 아는 게 그거 밖에 없고 관련해서 교육 받질 않으니까… 그리고 엄마도 너 그때 사귀었던 애랑 해봤냐고 물어보고. 근데 정말 몰라서 두려운 거고, 알면 무서울 거도 두려울 거도 없어.

 

헤이든 : 어쨌든 아버지보단 어머님이 훨씬 편하신 거 같아요. 실제로 많은 경우가 그렇고. 근데 여하튼 딱 말씀 드리면 다 그동안의 의문이 풀리실 거에요. 왜 운동을 싫어하고… 왜 이불을 드레스처럼 만들고… 왜 그동안 여자친구는 커녕 여자의 여와도 관련이 없는지. 그리고 그걸 알게 되시면 주변 사람들이 뭔가 추궁할 때 쉴드를 쳐주기도 하시죠.

 

윤대운 : 굉장히 힘들 거란 말은 드리고 싶어요. 바로 받아들이는 부모님도 있으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잘 안되는데. 타이밍도 잘 안맞고…싸우고. 근데 서로 딱 맞물리는 때에는 서로에게 이해할 수 있는 말만 하게 되어요. 하여튼 정말 힘든 길이지만 그만 큼 .

 

지미 : 궁금한 게 있는데, 자존감이 어느 정도 올라서 커밍아웃을 한 건가요 아니면 커밍아웃을 통해서 바닥인 자존감을 회복 시키고 싶은 건지.

 

어나더 : 전 둘다 인 거 같아요.

 

뽀미 : 여하튼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계속 알려주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런 성적인 부분만 있는 게 아니라고…

 

지미 : 맞아요. 이성애자 자식들한테 무슨 체위로 하냐고 묻지 않잖아요.

 

뽀미 : 네. 저도 레즈비언 딸에게 남자랑 해봤냐는 질문부터, 단순히 그 남자애가 어려서 별로였던 게 아닐까, 노련한 남자를 만나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기대감부터 다 털어내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어요. 부모님이 궁금해 하는 거에 대해 다 말해줄 수 있는 오픈 마인드가 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무슨 선언이 아니라 아줌마랑 수다 떠는 것처럼, 그러면 서로에게 많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베 : 우리 부모님은 아예 궁금한 게 없는 거 같아요

 

지월 : 근데 뭐 어떻게 물어볼지 모르는 것도 있을 수도 있어요…

 

베 : 아니 정말 그냥 그런 것들보다 먹는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 하시는 거 같아요. 밥은 먹고 다니냐고 (웃음)

 

성당 어머님 : 저희 입장에선 아는 게 아예 없기 떄문에, ‘에이즈’ 그거 부터 생각나요 검색해도 그거부터 나오고. 부모로서는 굉장히 이건 큰일 날 일이라고 여겨져요…근데 설명을 듣고나니까 이런 어이없는 오해부터, 어릴 때 아이가 보여줬던 모습들, 뭐 굉장히 여성스러웠다던가.. 그런 것도 다 한 번에 짜맞춰지기도 하고, 다른 남자들은 쉽게 못할 업종에도 종사하게 되면서 오히려 진로문제도 잘 풀리고…

 

지미 : 커밍아웃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제 생각엔 팬시한 커밍아웃은 없는 거 같아요. 굉장히 소수고… 무슨 영화처럼 “오 난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 이런 경우는 잘 없어요.. 그래서 기대했던 것과 다른 피드백을 받으면 상처잖아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예상을 하면 용기가 더 나지 않을까…참고로 저희 아들은 커밍아웃의 가장 나쁜 결과를 예상하고 500만원을 준비했대요. 아들 자랑하는 게 아니라 이런 식의 대응이 오히려 더 용기가 나지 않았나 싶어요. 무턱대고 용기를 내라라는 말은 못드리겠어요..

 

뽀미 : 만약 거꾸로 어떤 엄마라도, 어떤 반응의 엄마라도 나는 엄마를 사랑하고 기다릴 수 있고 그리고 끝까지 기다릴게 라는 마음을 가진다면 오히려 부모님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인 : 근데 자칫하면 여기 오신 분들이 여기 모임 부모님들은 이해 잘 하시고 그러는데 , 우리 엄마 아빠는 왜 그럴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진짜 이해못하고 아무것도 모른 편이었거든요. 저는 아들을 말리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어나더 : 근데 맞는 말씀이지만, 다만 남성 동성애자가 에이즈 취약 군인건 맞아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차별을 받거나 무시를 받으면 안 되는 거죠. 그게 중요한거고

 

윤대운 : 그래서 부모님들이랑 자식들이랑 같이 성교육을 받으면 되게 좋을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 만약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준비를 해서

 

어나더 : 저희한테 컨택을 주세요.

 

라라 : 저는 추석 전에 종로에 가서 술을 먹는데, 아이샵 분들이 홍보 하느라고 콘돔을 나눠주고 다니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아예 안 해봤어요. 근데 옆에 있는 분들이 이런 거 교육 잘 시켜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 콘돔을 다 모아서 자식한테 선물로 줬는데, 우리 자식은 자기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콘돔을 쓰레기통에 다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걸 접근할 때도 조금 조심을 해야 할 거 같아요….

 

어나더 : 저희 시간이 거의 마무리 할 때가 되어서 , 소감 한 번 들어볼까요

 

헤이든 : 저희 어머님께 퀴퍼 한 번 가보지 않겠냐고 했을 때 어머님은 여전히, 음 뭔가 부끄럽다기 보다는, 엄마 입에서 게이라는 얘기가 나오질 않아요 그냥 걔도 ‘그 쪽’ ‘그 과’ 냐고 얘기 해요 차마 자기 입으로 얘기하길 어렵나봐요. 그래서 부모모임 한 번 가볼까 했는데도 비슷한 이유로 거절 하신 거 같고….

 

뽀미: 그거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 단어를 제대로 꺼내고 직격으로 듣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근데 부모모임 오잖아요? 그럼 자기소개를 시켜요. “전 레즈비언 딸을 둔 엄마입니다” 이 말을 올 때마다 하니까 이젠 자연스러워지고, 레즈비언이면 뭐 어때서?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까 모시고 나오면 한 두번만 오시면 이젠 선배가 되어요.

 

제노베파: 근데 저같은 경우는 어떻게 부르는 게 얘한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일까 생각해서….

 

어나더 : 그게 맥락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부정적으로 주로 써서 문제인 거지….

 

제노베파: 네. 여하튼 어머님이 저처럼 자식한테 상처를 안 주고 싶어서 그럴 수 있다는 거에요. 여하튼 오늘 되게 좋았어요. 제가 직접 보니까 정말 좋고, 용기도 생기고 남편한테도 빠른 시일 안에 얘기해야겠구나 생각이 들고 오니까 여러가지 정보도 들어서 좋았구요.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어나더 : 이열님, 벤님, 낡은 책님 어떠셨나요?

 

이열 : 전 커밍아웃을 했지만 서로 꺼내놓고 얘기를 하는 상태는 아니였어요. 근데 부모모임 와서 서로 꺼내놓고 얘기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엄마한테 내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을 하려고요..

 

밴님 : 전 여기 계신분들 다 똑똑하셔서 깜짝 놀랐고요. 어머님 아버님들이 젠더 관련 용어들을 너무 쉽게 쓰셔서….. 다 너무 멋있는 분들인거 같아서 감동 받았습니다…

 

낡은 책: 전 되게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와서 용기를 얻게되서 좋은 거 같아요…

 

두잇: 거짓말 하는 게 항상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부모님이 항상 저를 벽장 속에 가두고 있어요. 혐오 발언을 많이 하고.. . 근데 이렇게 깨이신 부모님들 보니까 너무 좋았어요.

 

지월: 근데 지금 저희가 다 변해서 그렇지 우리도 똑같았어요.

 

지인: 그러니 빨리 변하게 하려면 올바른 정보를 줘야해요. 부모님들이 보통 정신과 의사나 심리 상담소에 데려가는 데 , 우리나라는 아직도 잘못된 정보가 많구요. 그래서 꼭 올바른 정보를 드려야 해요.

 

뽀미: 이것도 잘 알아야 해요. 혐오 발언을 막 해요, 근데 이건 내 일, 내 자식 일이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에요. 근데 내 자식이 그런 걸 알면 제대로 알아보게 돼요. 남의 일일 때는 막 말해요. 친구들이 부모님 간을 봐요. 반응을 봐요 미끼 던져놓고. 근데 사실 진짜 반응은 겪어봐야 알아요. 똑똑한 사람이라고 항상 좋게 반응하는 것도 아니고.

 

지미: 전 제 아들이 게이라는 걸 , 사실 좀 까먹어요. 그러다 매달 여기 오면서 아 맞다 그랬지. 이러는데. 마치 교회 나가면서 신앙심이 생기는 것처럼, 이런 모임에 함께하고 계속하면서 안심이 되고요.

 

부1: 제가 이런 거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안 할 때는 자유롭게 얘기 했어요. 근데 우리 딸내미가 그러는 순간, 전혀 그런 거에 대해 언급을 못하겠는 거에요. 왜냐하면 내 일이니까. 여하튼, 이 모임이 어떻게 형성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보니까 주로 게이,레즈비언 동성애자 분들이 많이 모인 거 같아요. 근데 우리 딸내미 같이 성전환 수술까지 한 분이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할 필요가 있을 거 같고. 이 녀석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그런 고민에 대해 앞으로 조언을 주실꺼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모1: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릴게요.

 

뽀미: 저는 딸이 2명인데요.. 딸이 3명이라면서요. 그 중에서 아들하나 얻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요.

 

부1: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이제 그래서 맏이, 큰놈 이런 식으로 부르고,.. 딸이라고 하면 화내니까. 둘 째가 찬미 찬송인데 이제 언니라고 부르지 말라고 이름 부르라고 하고.

 

라라 : 저도 용어를 그렇게 민감하게 생각하는 지 몰랐어요. 근데 어떤 당사자 친구가 내 용어를 고쳐줬어요. 왜 어머님은 자꾸 아들아들 하시냐고. 그래서 그 날 집에 가서 딸이라고 하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언니라고 해라. 라고 하니까 아이가 정말 행복해 하더라고요.

 

부1 : 저도 그렇게 까지 해야할 거 같아요..

 

라라 : 우리 아이는 여자 이름으로 바꿨었는데, 그 때도 심지어 몰랐었어요; 그러니까 던지지 마시고 그냥 직격으로 말해주세요 몰라요 둔해서. 정보도 많지도 않고.

 

황효주: 아까 방관이란 얘기가 나와서 들은 생각인데, 전 솔직히 이런 모임이 왜 있나 궁금했거든요. 시대가 바뀌었는데, 혐오하는 사람이 도태되겠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래서 이런 모임이 굳이 없어도 세상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내가 이렇게 세상을 바뀌는걸 앞당기지 않으면 그건 방관하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참여를 해야지,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를 해야지, 나중에 내가 자식을 낳게 되면 나는 방관자가 아니라고 떳떳히 말할 수도 있을 거 같고, 이런 모임이 있는 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하늘 : 불온한 당신이란 영화가 있는데, 우리나라가 실제로 성소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

 

부1 : 극장에서 하는 겁니까?

 

오소리 : 상시 상영은 아니라, 상영 할 때 찾아가셔야 해요.

 

최희연 : 이제 막연하게 성소수자 분들이 커밍아웃 할 때 힘들겠다. 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얘기를 들어보니까 자존감, 인권, 존엄성 까지의 연관성을 뭔가 알게 됐고 하고 싶은 아이템들도 머리에 떠오르고… 또 여기에 계신 부모님들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디스웨이 : 부모님한테는 아직 커밍 안했고, 언니한테만 커밍을 한 상태에요. 근데 생각을 해보니 부모님이 물론 지지는 안해주시겠지만, 이미 여기서 지지 받은 기분이 들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오겠습니다.

 

뚜비 : 되게 저는 주변에서 부모님이 이제 지지해주는 친구들을 못봤어요. 근데 이렇게 지지해주시고 받아들여주시는 게 되게 고마운거 같아요. 저는 비성소수자 잖아요. 앞으로 좀 더 나서서 얘기하고 그럴려고요.

 

지인 : 그 캐나다에 핑크 셔츠 데이라고, 성소수자 친구가 핑크 셔츠를 입었다고 놀림을 받았는데, 다른 지지자들이 다 놀리지 말라고 셔츠를 입고, 총리까지 입었거든요. 이런 식으로 지지자 분들이 나서주시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