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부모모임 31차 정기모임 대화록
2016-11-15 오후 13:49:27

 


성소수자 부모모임 서른한 번째 정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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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6년 10월 8일 토요일 4시
 
장소: 서울 마포구
 
참석:
 
- 지인: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라라: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 하늘: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뽀미: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 (채린 엄마)
- 샤넬: 게이(가족이 전혀 모름)
- 오소리: 양성애자(누나만 알고 있음)
- 빗방울: 게이(부모님과 동생이 알고 있음)
- 비비남: 게이 아들을 둔 아버지 (빗방울 아빠)
- 몽이: 게이 (가족이 모름)
- 위니: 젠더퀴어 자녀를 둔 어머니
- 채린: 레즈비언 (가족이 알고 있음)
- 지월: 트렌스젠더 자녀를 둔 어머니
- 귀마개: 게이 (가족이 모름)
- 병관: 게이 (부모님이 알고 있음)
- 병관 어머니: 게이 자녀를 둔 어머니
- 람보: 게이 (부모님이 알고 있음)
- 용용: 게이 (어머니만 알고 있음)
- 벤자민: FTM 트랜스젠더 (가족이 알고 있음)
- 벤자민 어머니: 트렌스젠더 자녀를 둔 어머니
- 다리미: 게이 (어머니가 알고 있음)
- 인정: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알렉스: 게이 아들을 둔 아버지
- 지영: 성소수자 (가족이 모름)
- Jimo: 게이 (부모님이 알고 있음)
- 클락: 게이 (가족이 모름)
- 어진이: 게이 (가족이 알고 있음)
 
사회: 오소리
속기: 빗방울
 
 
오소리: 저는 사회를 맡은 오소리입니다. 양성애자입니다. 부모님에게는 커밍아웃하지 않았고 누나에게만 했습니다.
 
몽: 저는 동성애자고 부모님께 커밍아웃은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지인: 저는 게이 아들을 둔 엄마고 거의 4년 되었고 아들은 지금은 스무 살이고, 대학 잘 다니고 있습니다. 부모모임에서 활동한 지는 2년 반정도 되었습니다.
 
지월: 저는 트랜스젠더 딸을 두고 있는 지월이라고 합니다. 커밍아웃한지 1년 반밖에 안됐어요. 뉴욕에서 사회 생활하는 어른입니다.
 
라라: 저는 라라이고 2014년 7월 29일 모임부터 저희 정기모임에 참석하고 있고 스물세 살 MTF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위니: 안녕하세요, 저는 세번째 모임이고 저희 아이는 처음에는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현재는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귀마개: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나왔는데 퍼레이드에서 부스 보고 관심이 생겨서 왔습니다. 동성애자고 부모님께 아직 말을 못했고 누나한테는 할 계획입니다.
 
병관: 안녕하세요. 전 귀마개와 같이 왔고 오늘 참여를 결정한 이후에 지난주에 갑자기 뜻하지 않게 어머니께 이야기를 하게 되어가지고 이런 모임이 있다고 말씀드렸고 생각 있으면 같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병관 어머니: 옆이 아들이고 대충 눈치 챈 건 한달 정도 되었고요. 오늘 모임은 부모모임인지도 모르고 오면서도 어떤 모임인지를 모르고 왔는데 잠깐 보니까 다 똑같은 심정인 것 같아요. 이해하려고 노력하려고 한번 와봤어요.
 
람보: 저는 람보라고 하고 커밍아웃은 스무 살 때 했고 지금은 딱히 게이라고 잘 모르겠는데 제가 남자도 여자도 아닌 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제 성별에 관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 동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용용: 저는 행성인에서 활동하는 용용입니다. 커밍아웃한지는 2년정도 되었고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전부 했습니다.
 
뽀미: 안녕하세요, 저는 레즈비언 딸을 두고 있고요. 사실 생각해보니까 오늘이 제가 이 자리에 온지 1년이 되는 모임이네요. 1년밖에 안됐는데도 굉장히 많은 정을 여기에 쏟아 부은 것 같아요. 제 딸은 저 뒤에 있고 커밍아웃한지는 8년차 되고 딸 때문에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일단 저희는 잘 지내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벤자민: 저는 처음 모임 참석하게 된 벤자민이라고 합니다. 저는 FTM바이고요. 부모님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벤자민 어머니: 이렇게 뵐 수 있게 되서 반갑습니다. 커밍아웃 한 지는 얼마 안 되었고 오늘이렇게 모임이 있다고 해서 궁금한 게 있어서 참석했습니다.
 
다리미: 저는 다리미라고하고 동성애자입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고민을 상담 받고 참석하게 되었는데 한 달 전쯤에 어머니가 아시게 되었고 당황스러워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해서 나왔습니다.
 
하늘: 저는 하늘이고 게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알게 된 지는 8년 정도 되었고 제 아들은 5년 정도 파트너와 함께 살고 있고 지금 직장인이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클락: 저는 클락이고 동성애자이고 저번 달 모임에 처음 나왔는데 많이 좀 좋은 애기들을 많이 들어서 오늘도 좀 나름 치유를 받고자 오게 되었습니다.
 
채린: 저는 문이채린이고 뽀미님 딸입니다. 레즈비언 성향이고 저도 부모모임과 함께한지 1년 정도 되어가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지우: 안녕하세요, 유일하게 커밍아웃한 친언니를 아직도 언니라고 부르지 못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지우라고 합니다.
 
오영은: 저는 오영은이고 처음 참석했습니다. 동성애자고 여자 친구랑은 같이 와야 되는데 일하러 갔어요, 그래서 혼자 왔습니다. 다음 달에는 같이 올 예정이고 저는 아직 가족들에게는 말씀 못 드렸는데 여기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게 목표입니다.
 
인정: 안녕하세요. 인정입니다. 중학교 1학년 게이 엄마입니다.
 
알렉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난 달 이어 두 번째 참석했습니다. 저희 아들은 저한테 2개월 전에 커밍아웃 했고요 저는 그 애는 별로 방황하지 않는 것 같은데 제가 방황하고 있습니다.
 
김승빈: 안녕하세요. 저는 김승빈이라고 하고 처음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저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하지 않았는데 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아시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커밍아웃 하셨나 궁금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빗방울: 안녕하세요. 저는 빗방울이고 몇 달 전에 부모님께 커밍아웃 한 뒤 잘 되어서 벌써 이제 다섯 번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부모모임에서 실무팀으로 활동하고 있고, 오늘 속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동그리: 저는 동그리라고 하고, 저는 젠더퀴어 에이젠더 남성애자인데 부모님께 커밍아웃 했는데 너무 못 알아들으셔서 그냥 게이라고 커밍아웃한 상태고, 그 이후에 부모님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부모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샤넬: 저는 아직 부모님께 커밍아웃하지는 않았지만 같이 키우는 강아지는 알고 있어요.
 
오소리: 먼저 모임에 처음 와주신 분들께 질문을 드려보고 싶은데요. 벤자민씨와 벤자민 어머니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 커밍아웃한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벤자민: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말씀드리게 되었고, 그땐 허락하지 않으셨는데 지금은 성별정정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벤자민 어머니: 어느 부모나 처음 접했을 때 마음은 비슷하리라고 봐요. 저도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또 아들이 그걸 원하니까 그 후로는 제가 아빠를 많이 설득했고 설득을 하다 보니까 아빠들의 고정관념이 더 크더라고요. 아빠도 딸을 잃는다는 마음이 큰가봐요. 그래서 아직도 설득을 하고 마음을 못 여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도 하는 것도 있고 또 적극적으로 후원을 할 마음도 있고, 이제는 마음을 다 올인했다고 봐요. 오늘도 또 흔쾌히 여기 저도 다른 분들처럼 고민하는 것도 있고 해서 왔어요.
 
오소리: 벤자민님은 그럼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떠신 것 같아요?
 
벤자민: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잠깐 일이 생겨서 따로 살고 있습니다.
 
지인: 혼자서 성별지정 과정까지 하는데 많이 힘들었겠네요.
 
벤자민: 그 동안 FTM 카페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어서, 총 1년 반 정도 준비했습니다.
 
오소리: 병관 어머님은 한달 전에 눈치를 채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채시게 된 건가요,
 
병관 어머니: 제가 집이 일산인데 아들이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해요. 혼자 원룸살고 있는데 뭐 여자 친구를 얘기한다던가, 어쨌거나 제가 이성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전보다도 더 심하게 굉장히 얼굴표정이 바뀌면서 거부를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어요. 그래서 아들이 주변에 자기 속내를 얘기하는 교육자분이 계시는데 그분을 찾아갈까 하다가 나중에 우리 아들이 알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아서 지난주 토요일 날 여섯시 좀 넘어서 직접 아들한테 가서 이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는데 자기도 거짓말하기 싫으니까 얘기하겠다고 해서 얘기를 들었죠. 얘기를 듣고 잠을 못 잤거든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긴 한데 머리와 마음은 또 따로 놀아서. 아빠는 오히려 더 쿨하게 반응하는데. 대부분 보수적인 부모님들이겠지만 저도 좀 그게 강하고 우리 아이가 여자 마음을 잘 배려하고 이해하고 코드를 잘 맞추고 해서 제가 농담 삼아 우리 아들 같은 남자와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던 부분도 있고, 저희 아들도 그런 부분에서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어요. 가장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기보단 우리 아들이 행복한 게 가장 우선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이해를 하려고 하고 우리 아들과 같은 분들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와봤어요. 암튼 충격은 좀 시간이 가야지 가실 것 같아요. 잠을 못자겠더라고요. 그런 상태에요.
 
뽀미: 잘 오셨어요. 사실은 이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상대가 마땅치 않잖아요. 머리 따로 가슴 따로 다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해가 되고요, 시간이 걸리실 거라는 것도 알아요. 많은 분들이 여기 와서 울었어요. 편안히 우시고 묻고 싶은 거 물으시고, 하소연 하고 싶은 거 하소연 하셔도 될 것 같아요.
 
병관 어머니: 키우면서 항상 두 살 터울 누나가 있고 두 아이가 다르잖아요. 우리 아들은 늘 결국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아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정말 친밀감 있어 보이고 엄마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는데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때까지는 혼자 뭘 결정해서 했지만 결과가 성에 안 차거나 그런 게 거의 없어서 우리 아들을 믿었죠, 지금까지. 근데 이건 좀 다르잖아요. 제 3자고 남의 일 같으면 말하기 쉽죠. 우리 아들은 결국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아이에요. 말은 아주 상냥하게 하면서, 본인이 있어서 말할 수 있어요. 늘 그렇거든요. 다른 부모님이 그랬을 때도 우리 아들 같은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말할 정도로 그랬거든요.
 
오소리: 병관씨는 맨 처음에 어머니가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병관: 저도 지난 주 토요일부터 되게 힘들었어요. 말할 생각도 없었고 엄마가 아들 바보라는 거도 알고 있고, 결국은 말 안하려고 했었고, 제가 택한 거는 가족이랑 멀어지는 거였는데.
 
병관 어머니: 그래서 좀 냉랭하게 대하더라고요 굉장히 따뜻한 아이였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거리감을 느꼈어요. 의도한 바였나봐요. 엄마는 금방 알죠.
 
병관: 네, 그리고 가족한테 크게 기대를 안 하고 바라는 게 없다고 정리가 되니까 엄마가 질문을 했을 때도 당당하게 답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돌직구를 날려서 그렇게 말하는데 거짓말을 할 순 없었어요. 당당하게 얘기는 했죠. 사실 부모가 알게 되었다는 게 솔직하게는 후련한 마음도 좀 있는 거 같아요. 인생에 큰 짐이었고 언제 말할까 생각해 봤을 때 마흔 살은 넘어서 그제야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제가 갖고 있던 짐을 엄마가 와서 다 풀어 헤쳐 놓고 짐이 나뒹구는 느낌이에요.
 
오소리: 그 전에 눈치챌만한 힌트 같은 걸 드리진 않았던 거예요?
 
병관 어머니: 네, 아들이 지금 자취한지가 2년 좀 넘었는데 우리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워낙 독립심이 강하고 이사도 혼자 하고 해서 자취방에 찾아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2, 3일 전에 제가 아들한테 간다고 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이사할 때도 안간 엄마가 간다고 하니까. 만나기 전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우리 아들이 대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빠한테도 의논 하고 제가 혼자 막 너무 고민하다가 아빠한테 2주 전 토요일날 얘기를 했거든요. 아빠도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아들에 기대치가 있으니까 거의 멍 때리고 다른 거 말하지 말고 사실 확인만 하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아빠도 걱정이 되죠. 고민이 많았죠.
 
뽀미: 정확히 궁금해요 어머니가 너 동성애자니? 라고 질문을 하셨나요?
 
병관: 네, 딱 그렇게 질문을 하셨어요.
 
병관 어머니: 그 전에도 고등학교 여자애들 둘하고 해외여행도 막 다니고, 그 중에 한명은 파트너가 있어요. 그러니까 이것도 저의 착각이에요. 나중에 우리 아들은 애인 없는 한명과 결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거에요. 그 애인 남자친구 부모가 잘 알아요. 병관이는 참 어떻게 그렇게 여자애들하고 어울리고 노냐고, 워낙에 고등학교 특성상 이성 간 그런 게 없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른 애들 보니까 우리 아들처럼 여자애들하고 노는 경우가 없는 거에요. 우리 아들이 여자애들하고 참 잘 지내고 여자애들도 좋아하고 그랬는데 동성애자라니까 제가 성향은 여성스러운 게 있는데 엄마는 그렇게 알고 있는 아들인데 사귀면 여자애랑 사귀어야 되는데 왜 그럴까, 지금도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빗방울: 저랑 되게 똑같아요. 저도 정말 여자애들이랑 많이 다니거든요. 항상 몰려다니는 친구들이 전부 여자고 남자 저 하나, 그런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좀 일반 남자애들의 폭력적인 성향이나 과격함이 저랑 정서적으로 너무 안 맞기도 하고, 주로 여자애들이랑 정서적으로 잘 통하는 게 있어서 주변에 여자 친구가 많은 것 같아요.
 
몽: 확실히 여자 친구들이 편하고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고 그런 게 있어요.
 
오소리: 다른 분들도 얘기 많이 들어보고 싶어요. 귀마개님은 누나한테 커밍아웃 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귀마개: 사실 이 년 전쯤 동영상을 들켰어요. 내 문서에 넣어놓고 까먹고 안 지워서 나중에 누나한테 들켰는데 누나가 그냥 조용히 넘어가 주더라고요. 비공식적으론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근데 공식적으론 얘기를 한 적이 없어서, 한 일 년 전쯤인가 갑자기 누나가 친구랑 얘기를 해봤는데 혹시 남동생이 게이면 어떨 거 같아? 라고 물어봤다는 걸 얘기해주는데 누나는 전혀 개의치 않을 거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지, 나한테 얘기를 하라는 건가. 하면서도 그게 많이 힘이 되었고, 근데 지금 말하기가 그런 게 누나가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어서 이게 끝나면 그 때 말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오소리: 그때 동영상을 들킨 지는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귀매가 그때 군에서 휴가 나왔을 때였는데 그때 보고 안지우고 복귀해서 생각났어요. 그게 누나 컴퓨터였는데 다음에 휴가 나와서 보니까 지워져 있었어요.
 
뽀미: 부모님과는 어떻게 얘기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귀마개: 누나에게 커밍아웃한 뒤에 계획을 세워보고 있는데, 병관이 얘기 들어보니까 저희 부모님도 눈치 채고 계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뽀미: 병관씨 궁금한 게 이제 들통이 나서 부모님과 거리 둘 필요가 없는데 더 잘해주고 계시나요?
 
병관: 저는 아직도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잘해줘야죠. (웃음) 아직 어머님이 이해의 과정에 있는 거 같고 그래도 받아들이는 중이신 거 같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게 있어요. 거리두기 하다가 갑자기 친밀하게 지내려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라라: 어머님 말씀 듣고서 드리고 싶은 말이 좀 조심스러운데 저도 여기 와서 알게 된 이야기니까 들어주셨으면 해요. 동성애라는 것은 성적 취향이라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취향이라는 말은 반대하는 분들이 자주 하는 말이에요. 취향이라는 건 선택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을 때 쓰는 말이거든요. 근데 우리 이쪽에서는 성 정체성 성적 지향이라는 말을 해요, 동성에게 끌이면 동성애자. 그리고 이성애자 무성애자 양성애자 같은 말을 써요. 그건 자기가 싫고 원하지 않아서 바꾸고 싶어도 바뀌지 않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중간에 말씀하실 때 병관님이 고집이 세서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신 밑바탕에는 취향이라는 단어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거 같아요.
 
병관 어머니: 맞아요. 저희가 잘 모르잖아요. 아들 만나고 가서 인터넷으로 계속 봤거든요, 인터넷을 잘 하진 못하는데 좀 찾아보고 아들 만났을 때 물어봤죠. 그런데 동성애자였다가 이성애자로 바뀌는 건 절대 없다고 딱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많이 뒤져봤는데 외국의 사례에선 있더라고요. 제가 안지 얼마 안 되어서 여러분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여기 왔겠지만 약간의 부모 마음, 약간의 혹시... 그런 마음이 전혀 안 들지는 않아요. 조금씩 시간이 가면서 충격에서 좀 완화도 되고 좀 무뎌지기도 하고 우리 아들이 자기가 마음을 딱 정하고 거리를 뒀던 것들이 회복이 되면 좀 더 이해하려고 하게 되겠죠. 우리 아들이 그 길을 가는 게 행복하겠다는 걸 알지만 아직은 시간이 조금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지인: 저 같은 경우도 몇 달을 처음에 부모모임 올 때 계속 울었어요. 그 때 생각이 1퍼센트 가능성이라도 있지 않을까. 부모가 반대하면 바뀌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아 이건 선택이 아니구나. 를 먼저 알아야 될 것 같아요.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질 수 없는 거잖아요, 오히려 계속 반대하고 그러면 멀어져요. 자식은 더 숨기게 될 거고.
 
오소리: 누구에게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른 분들 얘기도 들어보고 싶은데, 지영님은 혹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려보신적 있나요?
 
지영: 저는 부모님한테 말씀은 아니고 찔러봤어요. 내가 여자를 좋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가능성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고, 너 여자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좀 기댈 대가 필요해서 오게 되었어요.
 
뽀미: 근데 그런 식으로 찔러보면 어떤 부모도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 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 같아요. 가만히 있을 때 엄마 나 그거야. 하고 던져버릴 수밖에 없고 그 다음은 같이 헤매다가 네가 행복하다면. 이걸 이끌어 내는 게 제일 나아요.
 
오소리: 지영씨가 보셨을 때 부모님의 성향은 어떠신 것 같아요?
 
지영: 엄마가 티비에 동성애자 관련된 게 나올 때 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사는거지. 하는 걸 본 적은 있어요.
 
비비남: 제 아들도 저한테 간을 봤었는데 그게 저는 생각도 안 나는데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오래 남아있는 것 같아요. 애가 중학교 2학년 때 저에게 넌지시 동성애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는데 제가 아빠는 그들을 존중하지만 또한 무서워 해. 라고 답했대요.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커밍아웃하지 않았거든요, 부모들은 아주 가볍게 답한 것일지라도 아이들 마음속에는 오래 남아있게 되는 것 같아요.
 
뽀미: 그들의 삶은 그들의 삶이야, 근데 나하고는 상관이 없어, 좀 싫어. 라는 말이니까 아이가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소리: 나중에라도 다시 한 번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시도를 해보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지영: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자식에 대해 완전히 모르고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말씀드려본 거였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오소리: 다리미님 같은 경우엔 한 달 전에 어머니가 알게 되셨다고 했는데 어떤 과정으로 알게 되셨는지.
 
다리미: 지금 군인인데 한 달 전쯤 어머니가 휴가 때 일찍 오라고 와서 가니까 너 동성애자냐고 물어봤어요. 머리가 멍해져서 충격 받아서 말이 안 나와서 엄마가 눈치를 다 채셨죠. 그러고 나서 지금 한 삼주 있었는데 아직 까지 엄마는 준비가 안 된것 같고 오늘 같이 오고 싶었는데 저도 사실 전역을 하고 나중에 시간을 가지면서 커밍아웃을 할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그 전에 갑자기 이렇게 훅 들어오셔서 당황스러워요. 일단 여기 나와서 얘기를 들어보려고 나왔어요.
 
오소리: 어머님은 어떻게 알게 되신 거에요?
 
다리미: 어머니가 말씀을 안 해주세요,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저도 거리두기를 했었는데 그 뒤로는 제가 소대에 있을 때 전화를 한 일주일에 두 번정도 전화를 했다가 요즘은 매일 하는데 엄마는 계속 쌀쌀맞으시더라고요. 약간 엄마가 그냥 아무것도 모르셔서 그 마음의 문을 여는 것보다 일단 그냥 아예 백지상태여서 어떻게 해야 될까. 그거가 일단 너무 고민이에요.
 
오소리 그때 당시 어머니 반응은 어떠셨나요?
 
다리미: 많이 우셨죠, 일단 어떻게 해여 될지 모르겠다. 막막하다. 답답하다는 말을 하셨어요. 나중에 장기적으로 갔을 때 인정하게 되실 것 가긴한데 과정이 막막하고. 저도 정리가 안 되어가지고.
 
뽀미: 제 생각에는 편지를 일단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본인이 떨어져 있다면 전화보다는 글이, 다가오지 않는 글귀라도 다시 꺼내볼 수 있고 또 꺼내볼 수 있고 그런 게 편지인 것 같아요. 그럼 본인의 진심을 전하기에는 우선적으로 도움이 될 거 같고 그러고 나면 어떤 정보를 좀. 그런 단계를 그렇게 거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소리: 알렉스님은 굉장히 방황 중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심정이신가요?
 
알렉스: 저는 새로 오신 분들이 있어서 조금 더 말씀들 드리면 제 아들이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한테 갑자기 다가온거죠. 뭐 주위에 누구 도움 줄 사람 물어볼 사람이 없어요, 아무도. 그래서 과거에 저에게 접근했던 게이 친구를 찾아서 사정을 털어놓고 물어봤는데 그 친구가 저한테 그랬어요. 형, 이제 지금까지 형의 상식은 상식이 아니야. 그 얘기를 들을 때도 무슨 얘기인지 몰랐는데 계속 생각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하면서 보니까 개가 말한 게 이런 의미였구나, 딱 오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수건을 안 가지고 다니다가 수건을 가지고 다니는데 회의하다가 눈물이 쏟아지고 그래서.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니야. 이런 생각이 계속 있어요. 그래서 한번은 이제 아내한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 집안에서 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한 것 같다고 그랬는데,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한 달 전에 뵈었을 때 뵙고 돌아갔는데 빨리 한 달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의 상태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뽀미: 그게 금방 되겠어요. 저는 일 년 전만해도 아 이건 꿈일 거야. 내 딸이 아주 멋진 남자를 데리고 올 거야. 라는 생각을 했어요, 칠 년 동안.
 
비비남: 7년이면 제가 환갑이 되야 가능하겠네요. (웃음)
 
김승빈: 얘기를 들어보니까 다 같은 패턴인 것 같은데, 어머니는 여자 친구 물어볼 때마다 표정이 굳으니까 눈치 채신 것 같고 마침 학교 선배가 여기 오자고 했고, 어제 대학 성소수자 모임 활동을 하다가 관련된 팜플렛을 친척이 보고 엄마에게 알려서 엄마가 알게 되었어요, 전화가 와서 괜찮냐고 해서 별일 없다고 넘어가긴 했는데 시기를 앞당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오소리: 거진 알고 계신 거네요.
 
김승빈: 부모님이 그런 게 있어요, 여자인 애들이랑 밤늦게 놀고 오면 뭐라고 안하는데 남자인 친구들과 어울리면 꼬치꼬치 물으세요.
 
오소리: 이렇게 거진 알게 되신 경우에는 어떻게 말씀드리는 게 좋을까요?
 
지월: 집안 분위기는 어떤가요? 부모님이 받아주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으실 수도 있으니까.
 
오소리: 본인은 직접 말하고 싶으세요?
 
김승빈: 저는 어머님이 먼저 말씀해주시는 게 편할 것 같아요, 책자도 사고 어머니께 추천을 해드려야겠다. 그런 계획까지는 있는데.
 
지인: 저는 여성스러운 부분을 알았어도 단 한 번도 몰랐어요.
 
병관 어머니: 저는 일주일간 그 마음이 왔다 갔다 했어요. 다이렉트로 물어보고 나니까 제가 물어보지 않고 그냥 가는 게 나았을까. 그런 마음도 들더라고요. 근데 아들이 되었든 엄마가 되었든 지금은 누군가 탁 돌직구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시간을 오래 끈다고 해서 해결될 건 없으니까, 터트릴 건 빨리 터트려야 하지 않을까. 지나고 나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확실하게 맞다, 아니다. 대답해줘서 우리 아들을 정말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딱 길이 보이는 거죠. 조용히 엄마에게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뽀미: 저는 제 딸이 딸이니까 군대에 관련된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은 없어요. 근데 아들을 자녀로 두시는 분은 이런 상황을 가지고 군대를 갔을 때 너무 힘들거나 들키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할 까 걱정을 더 많이 하실 것 같아요.
 
병관 어머니: 아들이 3월에 군대 가는데 그것도 걱정이 되어요.
 
뽀미: 저라도 제 아들이 게이인데 군대에 가야한다면 걱정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명현: 저는 스물일곱 살이고,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모르시고 계세요. 누나가 두 명인데 누나들은 알고 있고, 전역하고 나서 한 학기를 누나들이랑 같이 자취를 했었는데 군대 가기 전에 숨겨놓은 제 일기를 보았다고 큰누나가 얘기해주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연애를 안 하냐는 둥 언급을 하지는 않아요. 서로 뭐라고 저한테 얘기를 하지 않는 상황인데 8월 달에 굉장히 쇼킹한 사건이 있었어요. 부모님이 제가 집을 비운 사이 자취방에 오셔서 제가 방에 어질러 놓은 학교 성소수자 모임 책자등을 보시게 되었거든요. 나중에 바닥에 어질러 놓았던 책자들도 부모님이 다녀간 후에 책상에 올려져 있고 한 걸 보고 되게 멘붕을 했어요. 근데 그 뒤로 아무 얘기는 없으시고. 퀴어 어쩌고 하는 책자들이었어서 퀴어라는 단어를 모르셨을 수도 있고, 눈치를 채신 건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뽀미: 부모님이 알고 계시기를 원해요?
 
명현: 아직 부모님께 알리고 싶진 않아요. 어머니가 너를 잘못 키웠다 이런 말씀을 숱하게 해오셔서 어떤 반응일지 알 수 있으니까.
 

 


(휴식)
 

 


오소리: 아까 늦게 오신 분들이 계신데, 먼저 윤대씨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윤대: 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자각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게이에 관해 찾아보는 거였고 그 과정에서 대구 성소수자 인권모임을 찾아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 한창 대구 퀴어 축제를 만든다고 해서 그때 벽장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되게 많이 활동을 했었고,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는 학업에 많이 치우쳐서 활동을 접었었고, 대학교 1학년 때는 저 스스로도 되게 무서웠던 것 같아요. 여자 친구도 만들어봤고, 그 여성분에게는 되게 미안하고. 그 과정 속에서 게이구나 라고 확신하게 되면서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완벽한 오픈 게이가 되었어요. 최근에 부모님의 관계가 되게 안 좋아지시면서 어머니가 이혼을 준비하시면서 너와 연을 끊고 살겠다. 라고 하셔서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는 남자를 좋아했고 좋아하고 좋아할거다. 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뒤에 이혼을 할 줄 아셨는데 한주 뒤에 어머니 아버지 관계가 아주 좋아지시고 내가 이제 어떻게 해아 할지 고민이 들었어요. 그리고 추석 때 아버지께도 문자로 커밍아웃을 했어요, 그 때 왔던 아버지 문자를 보고 계속 울었는데 아들아, 나는 너를 이해하지 못한다. 라고 시작해서 덜컥했는데 네가 행복하다면 지지하겠다. 라는 말을 해주셔서 그 때 울었고 되게 이상한 그런 커밍아웃을 했고, 지금은 아예 대놓고 하고 있고 올해가 되게 수난이 되게 많았는데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인: 부모님은 잘 지내고 계세요?
 
윤대: 네, 부모님은 같이 여행도 다니시고 사이가 좋으세요.
 
오소리: 아직 말씀 못하신 분들도 몇 분 계신데 먼저 내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분들 있으면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혹은 질문도 좋고요.
 
인정: 일단은 제일 궁금한 게 우리 아들이 9월 초쯤에 친구한테 되게 얘 성격이 정말 좋다. 그렇게 생각했던 기독교인 친구한테 정말 짜증나는 소리를. 정말 인격 모독되는 소리를 들어서 울고 싶었대요. 울고 싶은 이야기를 나한테는 말을 안 하고 친한 게이 형한테 전화로 얘기했는데 사실 엄마로써 저는 얘기를 해줄 수 있거든요. 그 친구가 그래도 저와도 가까웠고 저도 기독교인이니까 얘기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분들 제가 궁금한 건 만약에 제가 그 친구에게 얘기를 한다면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그 친구가 아들한테 기분 나쁜 소리거나 뒷담화를 하거나 그러지 않기를 바래요. 그래서 어떤 효과적인 말을 해주는 게 좋을까 여쭤보고 싶고 과연 내가 그 얘기를 해주는 게 효과적일까 싶어요. 아들을 더 나쁘게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어서. 그래서 여러 성소수자 당사자분들의 이야기를 들고싶어요.
 
오소리: 일단 인정님의 아드님 의사가 중요할 것 같아요. 어머니가 나서는 것을 원하는지요.
 
알렉스: 제가 느끼기에는 아이가 엄마한테 많은 얘기를 하는데 그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얘기를 안했다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개입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요.
 
오소리: 보통 일반적으로 엄마가 친구에게 그런 말을 전달한다면 정말 싫을 것 같아요.
 
지인: 엄마가 보통 해결사를 하려고 하고 친구, 학교에 어떻게 말을 해서 해결할까 고민하는데 그것보다 아이를 추스려주는 게 중요해요. 그 때 정말 힘이 나는 건 아이 편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고. 그게 필요해요.
 
인정: 일단은 아들 안아주면서 그 때 울고 싶은 말 들었을때 정말 힘들었겠다 우리 아들. 그런 얘기들을 하기는 했어요. 알겠습니다.
 
뽀미: 아마도 진짜로 개입하는 거는 굉장히 조심스럽거나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그 아이들은 그 아이들의 언어가 있고 전후 맥락도 전혀 모르고. 엄마가 그 관계에 끼어드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저라면 한 마디 더 하고 싶을 거에요. 이런 일이 한 번에 끝나지 않아. 소수자라는 정체성에 대해 잘 알아야 해. 네가 당사자니까. 네가 담담해져야 해. 힘을 가져야 해.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네가 상처받지 않고 힘을 가질 수 있는 지는 너와 네가 같이 생각을 해보자. 이렇게 앞으로도 더 큰 강도가 센 일이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인정: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드럽게 한번 충고해볼까 했는데 그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알렉스: 저는 자꾸 개입하고 싶은 충동이 이것보다 더 나빠지면 안된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개입을 하려고 하는 충동을 느끼는데 좀 전에 말씀해주신 것처럼 앞으로 더 나쁜 안 좋은 상황이 올 것을 각오하면 더 좋은 상황이 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오소리: 네,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신 것 같고, 말씀을 아직 못 들은 다른 분들의 얘기도 듣고 싶어요. Jimo님은 어떠신가요?
 
Jimo: 많은 사람 앞에서 얘기하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저는 부모님한테도 커밍아웃을 고등학교 2학년때 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쯤에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었는데 그때 이제 나이가 어리기도 했고 중학교 3년 내내 저를 괴롭히던 친구가 있어서 감정이 억눌려있는 상태였었어요. 부모님한테 그걸 말하기도 어려웠던 게 저희 누나가 6학년 때부터 아팠거든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떄 결국에는 세상을 떠났는데. 그런 일이 있고나서 고등학교 진학하고 약간 숨통이 트이면서 제 성적 지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말에 12월 31일날 부모님한테 문자로 얘기를 했는데 그날 집이 난리가 났죠. 하나밖에 없는 아들내미가 게이라니. 하고 충격을 받으셔가지고 폭언을 많이 하셨죠. 어머니는 우느라 정신을 못 차리시고 아버지는 그날 하루 집을 나가시고. 그렇게 지내다가 고3 봄에 몸이 안 좋아지고 이런 힘든 일들이 겹치면서 정신과 약을 받아서 먹고 있었어요. 너무 정신적으로 심각해서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했는데 하루 날을 잡아가지고 약을 받은 걸 다 쓸어 담아서 학교 빈 연습실에 가서 약을 다 털어먹었어요. 그 뒤로는 기억이 잘 안나요. 그런데 친구가 저를 보고 보건실에 데려다 놨대요. 병원 가서 위세척 다 하고 깨어났는데 그때 이제 어머니는 또 울고 계시고 근데 그때도 아직 이런 앙금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어서 그때 깨어난 게 너무 후회됐었어요. 그 땐 감정상태가 굉장히 바닥을 쳤어서, 그러고 이제 와서 학교 다시 다니다가 학교를 잘 안 나갔었는데 고2 때는 얘를 유급을 해야 하나 회의가 열리고 고 3때는 선생님들이 손을 놔버리신 상황이었고. 그래서 저는 항상 학교에 가면 보건실에 가서 거기 침대에 내내 누워만 있다가 학교 마치면 집에 오고 그랬어요. 그 사건이 있은 후에 집에서 장구 끈에 목을 맸는데 그러고 아버지가 항상 밤 열한시에 집에 오시는데 그 날 갑자기 집에 오셨어요. 아버지가 끈을 풀고 뺨을 막 때리셨어요. 고삼 선생님이 제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아버지께 집에 가보라고 해서. 그러다 운 좋게 대학에 붙어서 LGBT 대학 인권 동아리가 있어서 거기 나가면서 감정에 대해 회복이 되었어요. 학교 생활을 할 때는 즐거운데 집에 갈 때가 싫은 거에요. 집에만 돌아 들어가면 기분이 다운되고, 그 뒤로는 어머니랑 아버지가 무서워서 이런 말씀을 안 하세요. 얘가 또 혹시 그럴까봐. 항상 저는 그래서 앙금이 남아있고 못마땅하고 그래서 되게 많이 싸웠어요. 별말 아닌데 화를 엄청 내고. 그걸 계속 반복하면서 내가 이 반복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생각을 좀 하다가 어머니 아버지를 설득하는 건 무린 거 같고 내가 마음을 고쳐먹자. 라고 해서 불교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내가 조금 잘못 생각했던 것들도 많았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부모님을 이해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미움이 많이 없어졌어요. 네가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 지금 제 상태는 부모님을 이해하면서 좀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요.
 
오소리: 그럼 이어서 휴식 시간에 저희에게 커피를 제공해주신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어진이: 저희는 앞서 언급했듯이 꿈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퀴어 이슈에 대해 들어주고 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희 둘은 동거하면서 커피 사업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후원 사업도 좀 하고. 이런 부모모임 같은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모임에 너무 감사해요.
 
뽀미: 제가 꿈을 만드는 공장 밴드에 초대를 받아서 이름은 올리고 있는데 직접 만나 뵙지는 못해서 참여를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꿈을 만드는 공장은 매일 아침 밤마다 여러분 좋은 아침, 잘 자요. 하는 말들을 해줘요. 그래서 밴드지기가 잘 챙겨주고 애정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피 너무 고맙습니다.
 
오소리: 위니님은 이제 세번째 참여신데 첫번째랑 뭔가 달라진 게 있나요?
 
위니: 이 모임이 있다는 게 굉장히 마음이 든든해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같은 어려움, 같은 힘듦을 겪는 사람들과 실제로 만나서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하는 게 굉장히 다른 것 같아요.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달 동안 나름대로 잘 살고 있겠지. 하고 자주 생각을 떠올려요. 그게 저한테 은근히 힘이 되고 든든한 힘이 된다고 느껴요. 감사합니다.
 
오소리: 클락님도 지난 모임에 이어 참여하셨어요. 달라진 게 있으신가요?
 
클락: 사실 지금 약간의 아웃팅 의심이 되는 일이 벌어져서 걱정이긴 한데, 그것 외에는 집이랑 거의 연락하지 않는 상황이라. 조금 찝찝한 상태이긴 해요. 그 외에 혼자 사는 거로써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오소리: 아웃팅 의심이 누구한테 드시는 건가요?
 
클락: 고등학교 동창한테 얘기를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없는 사이에 다른 친구들한테 얘기를 한 것 같더라고요. 그 이후로 동창 모임을 주관했던 애가 연락을 하지 않고, 지역이 같아서 서로 부모님들과도 알음알음해서 부모님의 귀에도 들어갔겠거니 하고 있어요.
 
오소리: 커밍아웃 계획은 없으신 거에요?
 
클락: 계획은 하고 있는데 솔직히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조금 그래요. 얘기를 해야되겠다고 2년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얘기하려니까 잘 되지 않아서.
 
뽀미: 기분은 어때요 찝찝한 것 말고?
 
클락 음.. 사실 전 SNS를 하면서 이런 커뮤니티든 모임이든 있는 걸 올해서야 알아서 좀 벅차는 것도 있어요. 저와 같이 고민을 했다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한테 얘기를 어떻게 해야 될까 라는 고민은 있지만 제 삶은 만족스러워요. 너무 퀴어 쪽으로 나를 감추고 살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오히려 늦게 안 것에 대해 후회가 되기도 해요.
 
뽀미: 오히려 아웃팅이 속 시원하기도 해요?
 
클락: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그런데 기분이 나쁜 건 사실이에요. 그 친구가 어떻게든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성격이라서. 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 지 모르겠고.
 
뽀미: 외롭지 않아요? 괜찮아요?
 
클락: 잘 버티고 있는 것 가아요.
 
오소리: 저 같은 경우는 대학교에서 소문도 나고 그랬는데 편하더라고요. 안 좋은 사람들도 떨어져 나가고.
 
병관 어머니: 아들이 몇몇한테 얘기를 했다고 했더라고요. 혹시라도 아직 내가 단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소수자를 좋게 보지 않는 내 주변의 교회 사람들이 나에게 얘기를 한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또 어디까지 제가 아들의 성 정체성을 주변인들에게 커밍아웃 해야 할지.
 
지인: 성소수자 혐오가 강한 교회라면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교회로 옮기시는 경우도 많아요.
 
오소리: 2차적인 주변인들에게 커밍아웃은 당사자가 준비가 되었을 때 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커밍아웃은 아웃팅이 될 수 있어요.
 
알렉스: 아웃팅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개인의 사생활이니까 남들에 대해 얘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겠네요.
 
뽀미: 꿈을 만드는 공장 분들은 결혼을 앞두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친척 분들은 아시거나 하는지.
 
어진이: 아직은 친척 분들이 모르시는데 제 생각에는 부모님이 중간에서 자기가 소신이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부모님이 누구보다 잘 아시니까 서포트해주고, 그러시면 된다고 생각해요. 친척 분들에게는 아직 하지 못 했어요.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