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우당 청소년성소수자 추모기도회 5월22일

자비하신 주님께서는

어김없이 또 새 봄을 주시며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견디고 이겨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지금의 이 자리에, 있는 모습 그대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게,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주심을 믿습니다. 

 

성소수자의 부모인 저희는 성소수자를 이 세상에 저희에게 보내주신 의미를 깊이 깨닫고, 그 은총에 감사드리며, 오직 “사랑이신” 당신의 뜻과 당신을 향한 작은 발자국을 뗄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자식이 성소수자인 것이 걱정이 아니라, 성소수자인 아이가 편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평등한 세상을   위하여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모임은 덜도 더도 아닌 평등의 세상을 펴나가는 성실한 날개짓으로 마침내 사랑이신 당신의 광활한 대지에서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삶으로 이끌어 갈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21년 전,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현실로 인해 무너진 마음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육우당!

하늘의 별이 된 윤현석 안토니오의 영혼을 하느님 품에 안아주시고 위로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육우당의 유고집에서 

“왜 이리 서러울까 왜 이리도 서러울까

멸시 차별 야유 비난 너무나도 서럽구나

이반은 불가촉천민인 게 우리나라 현실이니” 라며 절규하던 육우당.

깜깜한 그 어둔 밤을, 절망으로 가득한 그 밤을, 홀로 견디게 한 저희를  용서해 주십시오.

편견을 가진 어른들의 죄를 당신 앞에 무릎꿇고 머리숙여 용서를 청합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벽장 안에서 외로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또 다른 육우당을 사랑이신 주님께서 꼭 안아주시고 그 눈물을 살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성소수자인 여러분의 지금 모습 그대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으로 창조하셨고 “보시니 좋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 

하느님께서는 많이 늦었지만 지금 당장 교회가 회개하고 성소수자들에게 온전하고 평등한 권리를 위해 앞장서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위로자이신 주님!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슬픔과 고통에 잠긴 어버이를 위하여 기도하오니 주님의 위로를 더하여 주소서.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주님을 의지하며, 꿈을 포기하지 않고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희망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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