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부모모임은 오늘 4월 9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가 주최한 "성소수자 정책 시행 촉구 기자회견 - 성소수자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라"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아래에 성소수자부모모임 대표로서 발언해주신 하늘님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 대표 하늘 발언문]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로서 촉구한다"

저는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하늘입니다.

지난 2월과 3월 사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승리의 각축을 벌이는 동안, 근 한 달 사이에 세 명의 트랜스젠더 시민이 잇따라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정치권이 각축을 벌이는 과정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소환한 존재는 바로 ‘성소수자’였습니다. 성소수자들은 가일층 강화되고 있는 ‘일상적 혐오’를 마주하고 있고, 이미 온전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구조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에 더해 우리는 정치권의 직접적인 차별과 혐오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시민으로서 당당히 살고 있는 성소수자를, 또 20년 넘는 전통이 있는 퀴어문화축제를 부정하고 불허한다는 발언을 자랑스럽다는 듯 뻔뻔하게 배설하는 걸 똑똑히 보았습니다.

지난 대선부터 이번 보궐선거에 이르기까지 시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이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드러내며 이를 정치적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표자들과 지도자들이 소수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고 보호하기는커녕, 사회의 무지에 따른 차별과 혐오를 그대로 답습하고 재생산하는 꼴이라니 과연 이들이 ‘민주주의 국가’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대해 묻는 설문에 이미 상당수의 시민들이 필요하다며 동의했습니다. 어찌 대표성을 지녔다는 자들이 다수 시민의식의 털끝조차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보궐선거 후보시절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시청광장 개최와 관련해 그 결정은 시장 개인이 아닌 심의위원회의 몫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후보들은 유세기간동안 차별은 안 되지만 ‘퀴어축제’는 반대한다며 성소수자 시민의 권리를 무시했지만, 그나마 오세훈 서울시장의 답은 그 권리를 건드리지는 않는 발언이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소수자 시민의 권리를 존중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서울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 또한 ‘서울시민’입니다. 그 성소수자의 가족인 우리도 마찬가지로 ‘서울시민’입니다. 그리고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서울 시민의 축제입니다. 오세훈 당선자는 이제 서울 시민을 대표하는 공직자로서 보다 성숙한 인권의식을 갖고 소수자 정책에 힘써주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정체성에 대해 찬반을 논하며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서울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박탈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우리 성소수자부모모임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고질화된 차별과 혐오를 반드시 뿌리 뽑을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도 부디 이에 뜻을 함께 해주십시오. 서울 시민이자 동시에 성소수자인 우리 자녀들, 그리고 그 부모인 우리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으십시오. 성소수자 시민을 외면하고 시 정책으로부터 배제시키지 마십시오. 시민들이 만들었으나 시가 폐기해버린 ‘서울시민 인권헌장’ 그리고 ‘차별금지 조례’를 반드시 제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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