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저는 27살 게이 아들의 엄마 비비안입니다.
저희 아들은 21살 때 부모에게 힘들게 커밍아웃했고, 게이로서 자신을 드러내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아이입니다.
저는 아이의 커밍아웃을 받기 전에는 사람이 자신을 감추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게이인 제 아이는 부모에게 말할 수 없었던 7년 동안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혼자서 외롭고 힘들게 학창시절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왜 그랬냐구요?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차별과 혐오를 아이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오히려 남들에게 들킬까봐 더더욱 꽁꽁 숨겨야 했었죠.
지금도 우리 아들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힘든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일들이 여러분들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중에 나는 그런 청소년 성소수자를 보지 못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성소수자는 어느사회에든 인구의 5퍼센트 정도 되고,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에도 약 250만 명의 성소수자가 여러분들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50만 명이라고 하면 감이 안오실 테니, 제가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릴게요.
우리나라 공무원수가 120만명, 군인이 60만명입니다. 우리나라 공무원과 군인을 합친 숫자보다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고 고통스럽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성소수자가 더 이상 자신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고 살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해지시죠?
그건 바로 하루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하루 아침에 이 세상의 모든 차별과 혐오가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다는 희망은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구성원들에게 누구든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국민 88프로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고 공존하는 길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약 석달전 제가 나온 ‘너에게 가는 길’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자식의 커밍아웃을 받고 성소수자 부모가 된 두 엄마의 성장 스토리입니다. 현재 IPTV, VOD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영화개봉과 함께 50여 차례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면서 저희 영화를 보신 많은 관객분들이 얼마나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염원하며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존중하고 함께 공존하는 것이 가치로운 일이라는 것에 깊이 공감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시민분들께 이렇게 발언하고 함께 연대해 달라고 외칠 수 있는 것도 많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데 마음을 모아주실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차별금지법 제정에 함께 동참해 주십시오!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게이 엄마 비비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