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활동하는 오은지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사람입니다.
그날의 풍경을 떠올리면 감정이 복잡해집니다. 사랑과 연대의 기운이 가득했던 순간들, 하지만 동시에 차별과 억압의 벽이 분명히 존재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축제의 한가운데에서 함께 춤추고 웃었지만, 바로 옆에서는 공무원들이 도로를 막아서고, 마치 우리가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인 것처럼 몰아세웠습니다.
평범한 축제를 열겠다는 것이 왜 이토록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야 하는 걸까요?
대구시는 우리가 도로를 점거할 것이라며, 법원의 집회 금지 기각 결정을 무시한 채 행정대집행을 강행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도로를 차지하려 했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존재를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그리고 나의 아이로,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는 그 기본적인 권리조차 허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 싸움은 단순히 하나의 축제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대구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싸움입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고, 억압 속에서도 존재를 외치는 싸움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단지 그뿐입니다.
이 축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지울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